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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집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 House Poor...
House Poor : 집을 가진 가난한 사람들
하우스 푸어란 어떤 사람들인가. 말 그대로 '집을 가진 가난한 사람들'이란 뜻이다.
단순한 표현이지만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이 말이 형용모순처럼 느껴질 것이다.
집을 가지고 있는데도 빈자(貧者)라니, 결혼할 때 집 장만하는 것이 '능력'의 표상이고,
'돈 생기면 집부터 사라'는 것이 재테크의 불문율 1조 1항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지금까지 한국 사회에서 집을 소유한다는 것은 중산층이 된다는 표상이었고, 경제적 안정의 징표였다.
주택 소유자 = 중산층 이상, 세입자 = 중하층 이하 서민층이라는 등식이 자연스럽게 굳어온 게
사실이다. 집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집 있는 사람들을 끊임없이 바라보고 산다.
이런 부러움의 근처에는 한국 사회에서 집만 한, 아파트만 한 상품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면서, 게다가 그 집값이 계속 올라 자신의 소득보다도 훨씬 더 먾은 불로소득을
보장해 주었으니, 그야말로 도깨비 방망이라 할 수 있었다.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하듯이 집을 사면 살수록 부가 늘어나니 수십 채, 수백 채씩 집을 사는
사람들마저 생겨났다.
빚을 지고 주택을 구입했다 하더라도 집의 자산 가치가 계속 오르고, 거래가 활발해 누군가 더 비싼 가격에
집을 사줄 수 있을 때는 하우스 푸어라고 하기 어렵다.
오히려 남보다 한 발 빠른 과감한 투자자요, 재테크 노하우가 출중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떤 집을 어느 곳에 소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신분과 계급이 구분되는
2000년대를 통과해 왔다.
주택의 입지에 따라 신분과 계급이 구분되는 2000년대를 통과해 왔다.
주택의 입지에 따라 사회, 경제, 문화적 구별짓기가 보편화됐고 '강남 입성'이 일생의 목표가 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사회가 돼버렸다.
이런 사회에서 '집을 가진 가난한 사람들'은 형용모순처럼 느껴지는 것도 당연할지 모른다.
시대가 바뀌고 있다. 하우스 푸어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냉엄한 현실이 되고 있다.
강남 재건축 단지, 1기 신도시와 2기 신도시, 서울 도심의 뉴타운, 경제자유구역, 그리고 숱한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산 덕분에 집을 소유하고는 있으나 빚에 짓눌려 삶이 피폐해진 사람들이 신음하고 있다.
그 누구도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다.
부동산 투기에 해한 숱한 도덕적 비난과 정부 정책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왜 하우스 푸어의 세계로
자신을 내던졌을까? 내가 찾은 답은 지난 10년 동안 우리가 아파트 신화라는 거대한 이야기의 덫에 걸려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었다.
자, 이젠 당신을 하우스 푸어로 만들어버리는 거대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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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 MBC PD수첩 프로듀서 ) 지음, 더팩트 출간
지은이 김재영은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을 공부하고
2001년 MBC에 입사했다. 주의, 주장보다는 실증적 자료를 통해 사실과 세상의 이치를
알고 싶어한다. 한국 사회를 구성하는 아파트 공화국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또한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MBC PC수첩에서 '판교, 그 욕망의 땅', '강남 재건축의 욕망', '재건축 늪에 빠진 사람들', '2010, 아파트의 그늘',
'인천은 세일중' 등 우리 사회에서 아파트가 갖는 경제적, 문화적 의미를 분석한 프로그램을 다수 연출했다.
그 밖에 한미 FTA의 문제점을 고발한 한미 FTA, 론스타와 참여정부의 동상이몽, 이명박 정부 인권문제를 드러낸
'봉쇄된 광장, 연행되는 인권' 등을 연출해 한국방송대상 대상, 전국언론노조 민주언론상, 국제 엠네스티 언론상 등을
수상했다. 최근 이슈화된 '이 정부는 왜 나를 시찰했나?'를 연출했으며 현재 MBC 창사 50주년 다큐멘터리
'남극의 눈물'을 제작하고 있다.

